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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스케일을 익히는 신박한 방법 1편 - 들어가는 말

by 라라기타 2024.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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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기타가 피아노보다 어려운 점을 들자면 피아노는 한 줄인데 반해 기타는 여섯 줄이나 된다. 피아노는 한 줄이라서 ‘도레미파…’ 치는 건반이 분명히 정해져 있다. 하지만 기타는 여섯 줄이나 되니 ‘도레미파…’ 어디에서 쳐야 하는지 매우 혼란스럽다. 그리고 피아노는 음(건반)을 보고 연주할 수 있지만 기타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기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기타 지판의 복잡한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만다. 중급자라도 기타의 지판을 마스터해서 멜로디나 기타 솔로를 1프렛에서 22프렛까지 오르내리면서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노래의 멜로디를 연주하려면 최소한 메이저 스케일을 익혀야 하는데, 메이저 스케일의 모양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림1> 

 게다가 키(key, 조)가 12개나 되니 그 모양을 다 익히려면 이건 뭐 평생을 해도 못할 것 같다. 피아노는 건반을 두드리는 힘의 셈 여림에 따라 연주의 느낌이 달라지지만 기타의 경우는 솔로를 연주하려면 슬라이드, 해머링, 풀링 오프, 벤딩, 비브라토 등 다양한 테크닉을 익혀서 연주에 녹여내지 않으면 멋진 연주가 되기 어렵다. 그런데 테크닉은 고사하고 메이저 스케일 길 익히기도 힘드니 그냥 C, G, Am, E7, Dm, 이런 코드나 두들기다 기타 인생이 흘러간다. 어느 날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참가자나, 동호회에서 다른 회원이 멋지게 연주하는 것을 보고 모진 결심을 하고 학원에 등록해보지만 펜타토닉만 주구장창 연습하다가 손가락도 아프고, 또 마음 속에서 ‘내가 이런 고행을 하려고 기타를 배우는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호기롭게 시작한 기타 학원도 그만두게 된다. 

 기타를 오랫동안 쳤다는 중급자들도 기타 지판 전체를 자유롭게 오르내리면서 메이저 스케일을 연주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메이저 스케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드 선법으로 들어가면 도리안, 프리지안, 리디안, 믹소리디안, 등 이름만 들어도 머리에 쥐가 날 거 같은 스케일들이 즐비하게 있다. 마이너 스케일은 또 어떤 가, 마이너 스케일도 세 가지나 있 고 그 각각의 스케일에 또 모드가 있으니 스케일 종류와 이름 외우기도 힘든데 그걸로 연주를 하라고? 그냥 포기하라는 말처럼 들린다. 초보자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모를 수도 있지만 나중에 다 알게 될 내용이니까 지금은 그냥 넘기셔도 된다. 

 서점에 가서 기타 교재를 찾아보면 그 숫자가 상당히 많고 교재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반면에 피아노 교재를 둘러보면 거의 유사하다. 바이엘, 체르니부터 시작해서 예제 연습곡을 같이 연습하고 명곡으로 넘어간다. 피아노는 기타처럼 교재의 종류나 연습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피아노가 오래된 악기여서 그 연습법이 이미 어느 정도 체계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기타가 음악의 역사에 전면적으로 등장한 것은 1900년대 초반이다. 전자기타가 출현하고 어쿠스틱 기타만 있을 때 보다 그 연주법도 많이 다양해졌다. 하지만 권위 있는 연습 방법이나 교재가 없다 보니 명연주자나 기타 강사의 개인적인 경험을 교재로 엮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기타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 입장에서는 교재를 선택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입문용, 초심자용 이란 딱지를 붙여 판매되는 교재도 연습해보면 너무 어려워서 막상 몇 페이지를 못 넘기고 냄비 받침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혹시나 하는 맘으로 이 교재 저 교재 사다 보니 실력은 늘지 않고 기타 교재만 늘어난다.  

 

기타에 대한 착각 

 기타는 쉽다? 주변에 기타 잘 치는 사람들이 많다. 나 빼고는 다 잘 치는 것처럼 보인다. 기타 가격이 비싸지 않으니 왠만한 집에는 통기타 한 대 정도는 있다. 흔하게 볼 수 있으니 쉽게 칠 수 있을 거라 착각한다. 현악기 중에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 

 1. 기타를 잘 치는 사람들은 재능을 타고났다? 고수들은 연주하기 전에 이렇게 말한다. “아, 연습을 많이 못해서 잘 되려 나 모르겠네.”라고 말하고는 화려한 연주를 시전한다. 연습을 안 했는데도 저렇게 친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당신들은 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당신은 아무리 해도 안 되는데 저들은 어떻게 저렇게 쉽게 연주할까? ‘타고난 거야. 내가 못하는 게 아니라 저들이 특별한거야.’ 라고 자신을 위로한다. 그러나 기타 연습이란 손가락에 연주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근육이 한 두번의 연습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물론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다. 

 2. 음악 이론은 몰라도 된다? 지도 없이 산을 올라 갈 수도 있고, 네비 없이도 길을 찾아 갈 수 있다. 그러나 지도나 네비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음악이론을 몰라도 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 이론을 모르는 사람들뿐이다. 그리고 음악이론이 도저히 알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것이 아니다. 차근차근 익혀가면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이론을 습득할 수 있다. 내 경험으로는 음악 이론은 배운다 라고하기 보다는 깨우친다는 게 맞을 것 같다. 말은 알아들었더라도 뜻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열 번쯤 보고 들으면 ‘아하! 그렇구나!’하고 그 이치를 터득하게 된다. 그렇게 어느 한 부분에서 물꼬가 트이고 나면 음악 이론이 쉬워진다. 

3. 비싼 기타를 사용하면 연주를 잘할 수 있다? 뮬저씨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기타 연습은 안하고 중고악기매매 싸이트인 뮬에 죽치고 악기 바꿈질을 일 삼는 중년의 아저씨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 기타를 연주하면, 또는 저 기타를 연주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오늘도 뮬을 뒤져보지만 그런다고 기타 실력이 늘진 않는다. 기타는 대체로 가격에 비례해서 소리도 좋다. 그러나 기타소리는 연주자의 손이 만들어내는 것이지 악기가 전부가 아니다. 

4. 나는 기타에 재능이 없어? 기타 연주로 먹고 살아야 한다면 재능이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미로 기타를 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재능이 필요할 이유가 있을까? 있으면 당연히 좋지만 사실은 당신에게 재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연습량이 부족할 뿐이다. 당 손끝에서 제법 괜찮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연습을 하든 연주를 하든 내 손이 기타 줄에 닿아 그럴 듯한 소리가 날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나면 실력은 저절로 늘게 될 것이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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